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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기술적 문제로 SAP HR 개발 ‘표류’

Date 2021.04.08 Hits 2,017

- “사실상 중단된 듯”…패키지 도입하고 ‘난개발’, SAC 풀버전 구매 ‘난항’ - 


시중은행 중 인사관리(HR) 부문을 온프레미스-클라우드 구조의 하이브리드 모델로 구축하려던 국민은행(은행장 허인) 전략이 빗나가고 있어 파장이 일고 있다.


6일 국민은행 및 업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이 2020년부터 SAP 석세스팩터스(SuccessFactors)를 채택, ‘HR 플랫폼’을 구축 중인데 개발 과정에서 기술적인 한계에 부딪혀 사실상 프로젝트가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은행 한 관계자는 “패키지 도입 후 개발 과정 전체에 논란이 있다”며 “추가 비용 등 난제 해소가 만만치 않아 보인다”고 전했다.

<BI코리아>에서는 국민은행이 ‘SAP 석세스팩터스’ 기반 HR 플랫폼 개발에 왜 고전하고 있는지 살펴봤다.


◆국민은행 ‘HR 플랫폼’ 구축은 어떤 사업 = 지난해 1월 국민은행 ‘HR 혁신지원 유닛(Unit)’은 온프레미스-클라우드 혼용 ‘HR 플랫폼’ 구축 사업을 발주한다.


그 보다 앞서 지난 2019년, 국민은행은 약 3개월간 한국IBM을 통해 ‘HRD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컨설팅을 마쳤다.

- 국민은행 ‘HRD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컨설팅 과제 -

1)HRD 인덱스(Index) 개발 방안
- 직무경력, 연수경력 등 다양한 역량지표를 반영한 ‘역량수준 측정지표(HRD Index)’ 구축
- HRD 관점의 역량수준 지표를 제공해 현 역량수준 이상의 레벨-업 및 최고의 인재로 육성하기 위한 모티베이션(Motivation) 제공

2)큐레이션(Curation) 및 대쉬보드 고도화 방안
- HRD관련 데이터 상시 축적 및 심층분석을 통한 큐레이션 기능 강화, 중∙장기 연수 로드맵 제공
- 데이터분석 전문가의 참여를 통한 연수 큐레이션 고도화
- HRD 애널리틱스(Analytics)를 활용한 대시보드 고도화
ㅇ사용자(CEO, 직원 등)∙목적(코칭, 평가, 이동 배치 등)∙시기(상시, 정기)별 차별화 및 시각화

3)HRD 업무의 디지털라이제이션(Digitalization-RPA 및 자동화) 방안
- 역량/경력개발을 위한 적합과정 추천 및 연수운영의 자동화 추진
- 교육과정 상담 및 문의사항에 적시적으로 대응하는 챗봇 고도화

4)디지털 기반 연수환경 구축 방안
- 디지털 연수원 시범운영 추진 → 당행 연수원에 IoT(사물인터넷) 기술을 적용
- 디지털 연수원 우수사례 벤치마킹(AR/VR활용 등)을 통한 KB 적용 추진

이를 근거로 국민은행은 “HR 전반에 대한 프로세스 혁신, 외부 환경에 기민한(Agile) 변화 및 직원 중심 HR운영을 위해 클라우드 기반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본 사업을 추진했다.


사업예산은 95억원에 기간은 약 12개월이다. 2020년 6월경 착수, 2021년 7월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민은행이 온프레미스-클라우드 혼용 방식을 채택한 배경 관련, 국민은행 관계자는 “복지, 보수 등 부문은 은행의 최고 보안사항이다. 이는 외부 클라우드에 배치하기는 부담스러운 업무”라며, “이 외에 직무배치, 연수 등을 SaaS 방식을 이용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채택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SAP ‘석세스팩터스’ 채택하고 난개발…추가 비용 등 곳곳이 지뢰밭 = 지난해 봄 SAP ‘석세스팩터스’ 패키지를 채택한 국민은행은 개발 과정에서 적지 않게 고전했다.


‘패키지’를 다 뜯어 고치고, 한국식 모델로 HR 모듈을 거의 다 개발하게 됐다는 후문이다.


국민은행 한 관계자는 “HR패키지로 들어갔는데 잘 안되어서, HR모듈은 거의 개발하다시피하고 초점이 SAC(SAP Analytics Cloud)로 옮겨간 듯”이라고 전했다. 


여기서 말한 ‘SAC’ 논란에 국민은행 고민이 깊어졌다.


HR패키지에 SAC가 임베디드로 들어간 형태였는데, HR모듈이 상당부분 개발이다 보니, SAC가 임베디드 버전이 아니라, 풀 버전으로 새로 들어가야 하는 과제가 돌출한 것이다.


즉, HR 모듈개발에 예산을 거의 다 소진했는데, 추가 SAC 풀버전 구매 및 추가개발, 대시보드 수정 등 번외 사업요건이 쏟아지게 됐다는 것이다.


당연, 자동화 또는 챗봇 등 당초 목표로 했던 일부 개발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후문도 들린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에서 올초까지 이 사업이 중단됐다가 최근 재개된 것으로 아는데...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SAP 등 관계회사들은 SAC 풀버전 제품값에 인건비 등 적어도 20~30억원 안팎의 비용 추가를 요구하는데 반해, 은행은 예산 추가 확보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일각에서는 또 SAP ‘석세스팩터’ 기반 ‘HR 플랫폼’ 구축 프로젝트가 온전히 끝난다 해도, 인적인 요소 때문에 중장기적인 운영난제에 봉착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금융IT 업계 한 관계자는 “SAP 패키지를 쓴다 함은, 결국 SAP 패키지 운용 전담인력을 배치해야 한다는 것인데, SAP 솔루션의 독특한 구조 때문에 범용성이 없다 보니 (SAP 패키지 전담인력 자리에) 잘 가려고 하지 않는다”며 “예컨대, 삼성생명-화재 내 금융ERP 인력 중 SAP 솔루션 부문 인력들은 자신들의 미래 진로에 대해 제법 불안해 하고 있다. 국민은행이 SAP 패키지 채택에 신중을 기했어야 하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개방형 표준’이 금융의 디지털 전환의 주류 핵심인데, 운용인력 조달까지 걱정해야 하는 SAP 패키지를 왜 채택했냐는 날카로운 지적이다.


이와 관련, SAP코리아에 정확한 사실확인을 요청했으나, “고객과의 계약 정보에 대해서는 보안 유지상 저희가 직접적으로 언급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는 점을 확인 드립니다”라는 짧은 이메일 회신이 돌아왔다.


국민은행의 이번 클라우드 기반 ‘HR 플랫폼’ 구축은 여타 금융권 뿐만 아니라, 감독당국도 예의 주시하고 있다. 

SAP ‘석세스팩터’를 그대로 유지할지 여부에 대해 은행의 고심이 깊어 보인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 - 2021.04.07 기사 링크.